소리 없이 말하는 이별

GoodNovel new 완결

모임 자리에서 딸이 일부러 남편에게 큰 소리로 물었다. "아빠, 서윤 이모 배 속에 아빠 아기가 있잖아. 이제 우리는 이모랑 같이 사는 거야?" 남편은 잘라 놓은 스테이크를 내 앞에 놓으며 나직이 대답했다. "아빠랑 엄마는 약속했어. 누가 먼저 배신하면 영원히 서로의 삶에서 사라지기로. 아빠는 엄마를 잃을 자신이 없어. 그래서 들키지 않게 잘 숨기고 있잖아." "아기가 태어나도 엄마 앞에 그 둘이 나타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그러고는 내게 영원히 사랑하겠다고 수어로 말했다. 내 눈시울이 붉어진 건 보지도 못한 채. 남편은 몰랐다. 일주일 전에 내 청력이 돌아왔다는 것도, 그가 몰래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진작 알아챘다는 것도. 내가 멀리 떨어진 산골 마을로 교육 봉사를 떠나려고 몰래 비행기 표를 샀다는 건 더더욱 몰랐다. 이제 일주일 뒤 승인서가 나오기만 하면, 나는 그들의 삶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챕터 (1)

第1章

모임 자리에서 딸이 일부러 남편에게 큰 소리로 물었다. "아빠, 서윤 이모 배 속에 아빠 아기가 있잖아. 이제 우리는 이모랑 같이 사는 거야?" 남편은 잘라 놓은 스테이크를 내 앞에 놓으며 나직이 대답했다. "아빠랑 엄마는 약속했어. 누가 먼저 배신하면 영원히 서로의 삶에서 사라지기로. 아빠는 엄마를 잃을 자신이 없어. 그래서 들키지 않게 잘 숨기고 있잖아." "아기가 태어나도 엄마 앞에 그 둘이 나타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그러고는 내게 영원히 사랑하겠다고 수어로 말했다. 내 눈시울이 붉어진 건 보지도 못한 채. 남편은 몰랐다. 일주일 전에 내 청력이 돌아왔다는 것도, 그가 몰래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진작 알아챘다는 것도. 내가 멀리 떨어진 산골 마을로 교육 봉사를 떠나려고 몰래 비행기 표를 샀다는 건 더더욱 몰랐다. 이제 일주일 뒤 승인서가 나오기만 하면, 나는 그들의 삶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제1화 눈앞의 스테이크를 밀어냈다. 더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이들에게 맞춰 주고 싶지 않았다. 내가 일어서자 강지환도 서둘러 몸을 일으켜 무슨 일이냐고 수어로 물었다. 고개를 저으며 조용히 말했다. "시간이 늦었네. 난 집에 가서 쉴게." 강지환이 따라나서려 하자 친구들이 붙잡았다. "몸도 안 좋다는데 푹 쉬게 해 줘. 너까지 벌써 가려고?" "그러게. 서윤이 곧 온다잖아. 하루 못 봤는데 보고 싶지도 않아?" 딸도 강지환의 소매를 당겼다. "아빠, 나 서윤 이모 보고 싶어. 엄마 따라 안 가면 안 돼?" 강지환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스쳤다. 내 표정이 달라지지 않은 걸 보고서야 미간을 찌푸렸다. "채원 앞에서 서윤 얘기 하지 마." "왜? 엄마는 안 들리잖아." 딸의 말을 듣고 나는 강지환을 다시 의자에 앉혔다. "혼자 가도 돼. 너희는 더 있다 와." 그 말을 끝으로 돌아섰다. 붙잡을 틈조차 주지 않았다. 문밖으로 나와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차서윤이 빠른 걸음으로 홀에 들어오는 게 보였다. 일부러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내 어깨를 치고 지나가는 바람에 몸이 휘청했다. 별실로 들어간 차서윤은 두 팔을 내미는 딸을 익숙하게 안아 올렸다. "채아야, 하루 못 봤는데 이모 보고 싶었어?" "그럼요!" 차서윤이 작게 웃었다. "그럼 상 줘야지." 딸은 곧장 차서윤의 얼굴을 감싸고 뽀뽀했다. 너무나 익숙한 모습이었다. '누가 보면 저 둘이 친모녀인 줄 알겠다.' 딸을 내려놓은 차서윤이 이번에는 강지환을 끌어안고 눈웃음을 쳤다. 강지환의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내게는 한 번도 보인 적 없는 표정이었다. 입을 열기도 전에 차서윤이 발뒤꿈치를 들고 입을 맞췄다. 뜨겁고 깊은 입맞춤이었다. "야, 됐다. 벌써 몇 달째면서 아직도 그렇게 좋아?" 친구들은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딸도 익숙하다는 듯 재미있게 구경하고 있었다. 가슴 한구석이 싸늘하게 식었다. '두 사람이 진작부터 그런 사이였다는 걸 다들 알고 있었구나. 나만 몰랐던 거구나.' 놀리는 소리에 차서윤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지, 이번에는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잔 게 언제냐며 저마다 짓궂게 캐물었다. 강지환은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반대로 차서윤은 신이 난 얼굴이었다. "그저께. 집 안방 바로 옆에서." 차서윤과 동시에 나도 그 말을 중얼거렸다. 별실 안에서는 들뜬 웃음과 고함이 터져 나왔다. "하하하, 지환아. 이제야 좀 즐길 줄 아네." "우리 정도 되는 사람들이 뭐 하러 한 사람만 바라보고 살아?" "안 들키면 평생 즐길 수 있어. 양채원은 귀도 안 들리는데 뭘 알겠냐." 제2화 내 이름이 나오자 강지환의 웃음이 굳었다. 얼굴에서 순식간에 온기가 사라졌다. "채원한테까지 들어가게는 하지 마." 친구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껄껄 웃었다. 딸이 큰 소리로 말했다. "아빠, 걱정하지 마. 엄마는 모를 거야. 귀가 안 들리잖아." 안에서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나는 문밖에서 굳은 채 움직일 수 없었다. 얼마 뒤, 뒤에서 다가온 직원이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세요?" 그 말에 별실 안이 뚝 조용해졌다. 일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특히 강지환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차서윤의 허리에 둘렀던 손을 황급히 떼더니 시선을 피했다. 왜 돌아왔느냐고 수어로 물으며, 차서윤은 그저 학교 후배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정작 자기 입가에 차서윤의 립스틱이 잔뜩 묻어 있다는 건 모르는 모양이었다. 차서윤의 손도 여전히 그의 허리를 꼭 감싸고 있었다. 나를 향한 차서윤의 눈빛에는 은근한 비웃음과 뻔뻔함이 배어 있었다. 떠날 마음을 굳혔는데도, 막상 눈앞에서 보니 숨이 막히도록 아팠다.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열쇠 주러 왔어. 재밌게 놀아." 열쇠를 탁자에 내려놓고 밖으로 나왔다.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는 돌아보지 않았다. 거리는 오가는 차들로 붐볐다. 양옆으로 번쩍이는 불빛 속에서 나만 홀로 추웠다. 어디로 가야 할지 보이지 않았다. 귀에도 아무 소리가 들어오지 않았다. 문득 칠 년 전, 막 연애를 시작했을 때 함께 인적 드문 산으로 여행을 갔던 일이 떠올랐다. 우리는 길을 잃고 꼬박 하루 낮과 밤을 걸었다. 아무 소리도 없는 적막 속에서 내가 붙잡고 있던 건 강지환의 손뿐이었다. 그때 강지환은 두 손으로 말했다. 함께 죽는 것도 우리 사랑의 끝으로는 나쁘지 않겠다고. 늘 그랬다. 죽을 때까지 사랑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이제 사랑은 끝났고, 우리도 끝에 다다랐다. 집에 돌아오자 온몸에서 힘이 빠졌다. 침대 위로 쓰러지듯 누웠다. 머릿속이 텅 빈 채 천장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강지환을 처음 만난 건 채용 박람회였다. 첫눈에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었다. 그날부터 누구나 알 만큼 강지환을 쫓아다녔다. 얼음처럼 차가운 사람이었다. 누가 마음을 고백해도 예외 없이 거절했다. 내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매일 찾아가 먼저 말을 걸고, 밥을 사겠다고 졸랐다. 그렇게 삼 년을 끈질기게 다가갔다. 몇 번을 거절당해도 마음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밤, 해고당한 직원이 술에 취해 회사 앞에서 강지환을 가로막았다. 사람들이 뿔뿔이 달아날 때 나는 강지환 앞으로 뛰어들었다. 그 직원을 쫓아내는 과정에서 강지환과 나는 피투성이가 되도록 맞았고, 결국 의식까지 잃었다. 그 일로 나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게 됐다. 그제야 강지환도 내게 마음을 열었다. 피투성이인 나를 꼭 끌어안았다. 두려움에 떨며 꺼낸 말은 청혼이었다. "양채원, 우리 결혼하자." 함께하게 된 뒤에도 내 사랑은 줄지 않았다. 강지환은 나보다 더 나를 사랑했다. 그런데 딸은 자라면서 귀가 안 들리는 나를 줄곧 싫어했다. 강지환은 딸에게 밤낮없이 수어를 가르쳤다. 나와 조금이라도 편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철컥, 도어록이 열리는 소리에 회상에서 깨어났다. 옆으로 돌아누워 잠든 척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등 뒤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이어졌다. 곧 강지환의 두 손이 내 몸을 더듬었다. 뜨겁고 습한 숨이 목덜미에 닿았다. 욕정이 오른 것이다. 나는 그 신호를 알고 있었다. 제3화 몇 주 전이었다면 참지 못하고 받아 줬을 것이다. 지금은 속이 뒤집힐 만큼 역겨웠다. 일주일 전, 청력을 되찾고 집에 돌아왔다. 남편과 딸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침실 옆방에서 강지환의 격한 신음이 들렸다. 온몸이 얼어붙었다. 잘못 들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침실에 들어가기도 전에 딸이 숙제를 봐 달라며 나를 가로막았다. 늘 나를 귀찮아하던 아이였다. 나를 밀어내며 중얼거리기까지 했다. "서윤 엄마랑 좋은 시간 보내는데 방해하게 둘 순 없지." 그제야 알았다. 딸이 그토록 나 대신 다른 엄마를 원하고 있었다는 걸. 그들은 내가 여전히 듣지 못하니 완벽하게 속였다고 믿었다. 하나도 빠짐없이 듣고 있다는 건 꿈에도 모른 채. 그날 나는 외딴 산골 마을의 교육 봉사에 지원하고 비행기 표를 샀다. 한때 우리가 약속했던 대로, 그의 삶에서 완전히 사라질 생각이었다. 남편도 딸도 더는 필요 없었다. 옆방에서 들었던 두 사람의 격한 소리가 순간 귓가를 메웠다. 벌떡 일어나 강지환을 밀쳤다. 비명과 함께 쿵, 바닥에 떨어졌다. 멈칫했다. 반사적으로 일으켜 주려다가, 끝내 손을 뻗지 않았다. 강지환은 화를 내기는커녕 걱정스러운 눈으로 나를 보았다. "채원아, 왜 그래?" 대답하려던 순간 떠올랐다. 그의 눈에 나는 아직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강지환도 뒤늦게 깨달았는지 수어를 쓰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몸이 좀 안 좋아서." 뭔가 떠오른 듯 강지환의 얼굴이 다급해졌다. 내 앞으로 달려와 수어로 정신없이 해명했다. "채원아, 차서윤은 정말 그냥 학교 후배야. 오해하지 마." 늘 침착하던 사람이 오늘은 차서윤 때문에 몇 번이나 평정을 잃었다. 더는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무심히 말했다. "피곤해. 오늘은 그만 자자." 그러고는 옆으로 돌아누웠다. 강지환은 잠시 굳어 있더니 한참 뒤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채원아, 사랑해. 정말 많이 사랑해." "절대 날 떠나지 마. 그러면 나 죽어." 눈가에서 눈물이 자꾸만 흘러내렸다. '사랑한다면서, 왜 날 배신했어?' 우리는 평생 떨어지지 않기로 약속했다. 단 한 번이라도 배신하면, 영원히 서로의 삶에서 사라지기로도 했다. 아름답던 추억은 잔혹한 현실 앞에서 산산이 부서졌다. 다음 날 아침 일찍, 강지환이 딸과 함께 바람을 쐬러 가자고 했다. 내가 달라진 걸 느꼈는지, 아니면 죄책감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우리 전부터 놀이공원 가고 싶었잖아. 시간이 안 났을 뿐이지." "채원아, 나랑 딸이랑 같이 가 주면 안 돼?" 두 손을 비비며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든 내 대답을 끌어내려는 듯했다. 딸도 드물게 짜증을 내지 않았다. 놀이공원에 갈 생각에 눈을 반짝일 뿐이었다. 하지만 강지환은 몰랐다. 제대로 여미지 않은 옷깃 사이로 드러난 목덜미에 차서윤의 흔적이 가득하다는 걸. 그 모습에 역겨움만 치밀었다. 딸은 재빨랐다. 내가 반응하기도 전에 제멋대로 나갈 짐을 챙겼다. 놀이공원에 도착한 뒤로 딸은 줄곧 내 손을 잡았다. 강지환도 쉴 새 없이 우리를 챙겼다. 내가 입술만 살짝 오므려도 물을 입가에 대 주고, 무언가에 눈길을 조금만 더 줘도 사 주겠다고 했다. 예전부터 내가 좋아했지만 둘은 무서워 타지 못하던 놀이기구까지 함께 타 주었다. 강지환은 온몸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면서도 내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았다. 제4화 딸은 내 품에 안겨 마냥 들떠 있었다. 마지막으로 강지환이 붉은 실팔찌 세 개를 사서 우리 손목에 하나씩 매어 주었다. "이러면 우리 가족은 영원히 안 헤어지는 거야."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강지환은 내 손을 잡아 제 가슴에 얹었다. "채원아, 느껴져? 이 안에는 널 사랑하는 마음밖에 없어. 내 마음은 영원히 네 거야." 딸도 옆에서 신나게 거들었다. "가족은 영원히 같이 있어야지. 나 너무 좋아!" 기대에 찬 두 얼굴을 보자, 눌러 두었던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말로는 사랑한다면서, 둘이 같이 날 배신해?' '다른 여자한테 네 아이까지 갖게 해 놓고, 왜 나한테 영원을 약속하는데?' '내가 대체 뭘 잘못했길래 이렇게 벌을 줘?' 말없이 앉아 있는 내 안색을 보더니 강지환도 웃음을 거뒀다. 그러고는 방금 했던 말을 수어로 옮겼다. 잊을 뻔했다. 강지환은 내가 이제 들을 수 있다는 걸 몰랐다. 무표정하게 바라보며 차갑게 물었다. "정말 네 마음에 나밖에 없어?" 강지환의 얼굴에 당황한 빛이 스쳤다. 곧 억지웃음을 지었다. "당연히 우리 딸도 있지! 너희 둘밖에 없어!" 딸도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 "엄마, 설마 나 질투하는 거야?"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벨 소리가 울렸다. 움직이던 손짓도 멎었다. 강지환은 한쪽으로 걸어갔다가 금세 돌아왔다. 얼굴에 미안한 기색이 가득했다. "채원아, 미안해. 회사에 처리할 일이 좀 생겼어." 강지환이 딸을 바라보자, 딸이 재빨리 말했다. "아빠, 나도 같이 갈래." 강지환은 딸의 손을 잡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돌아서는 순간, 휴대폰 화면에 뜬 발신자 이름이 보였다. 차서윤. 나는 일어나 손목의 붉은 실팔찌를 풀었다.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쓰레기통에 버린 뒤 밖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차서윤이 좋으면 내가 비켜 줄게.' '앞으로 너희 네 식구, 잘 살아.' 그 뒤 며칠 동안 강지환과 딸은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어쩌다 한 번 집에 들어와도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가득했다. 내게 들키기 싫은지 몰래 드나들었다. 나도 묻지 않았다. 정말 아무것도 듣지 못하는 사람처럼 지냈다. 반면 차서윤의 소식은 끊이지 않았다. 딸과 새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기도 하고, 강지환이 직접 만들어 준 음식을 자랑하기도 했다. 모든 게 차서윤에게 쏟는 유별난 애정을 보여 주고 있었다. 댓글에도 짓궂은 농담과 축하가 가득했다. 나는 집에 머물며 내 흔적을 지우는 데 몰두했다. 첫날. 차서윤은 강지환, 딸과 함께 놀이공원에서 불꽃놀이를 보는 사진을 SNS에 올렸다. 나는 집 안에 있던 가족사진을 모두 꺼내 찢고, 남김없이 태웠다. 둘째 날. 차서윤은 강지환과 딸이 손수 꽃으로 가득 꾸며 준 모습을 SNS에 올렸다. 나는 사람을 불러 집 뒤에 있던 온실을 허물었다. 둘이 나를 위해 지어 준 곳이었다. 마지막 날. 차서윤이 올린 사진 속에서 강지환은 딸을 안고, 차서윤의 배에 귀를 대고 있었다. 짐을 다 챙기고 막 나가려는데, 오랫동안 집에 오지 않던 강지환이 딸의 손을 잡고 문 앞에 서 있었다. 눈은 충혈돼 있었고, 서류를 움켜쥔 채 긴장한 표정이었다. "채원아, 이 서류에 산골 마을로 교육 봉사를 간다고 돼 있는데, 정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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